"언제까지 500원짜리, 800원짜리 한방 과립제로 약국끼리 경쟁만 할겁니까?"
국내 첫 마시는 의약품 공진단을 개발한 익수제약 정용진(중앙약대 졸) 사장은 한방 고급화의 첨병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가 한방제품으로는 약국도, 관련 제약사도 성장할 수 없다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약효가 뛰어난 고급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그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게 약국과 제약사의 역할"이라며 "한방 고급화로 약국 시장을 키우고 리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의 이 같은 포부는 공진단 현탁액을 개발과 무관치 않다.
익수제약은 지난해 11월 일반의약품인 공진단 현탁액을 출시했다. 국내 첫 의약품으로 개발됐다는 의미를 가진 이 제품은 기존 공진단과 유사한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과는 확연히 다르다.
공진단 현탁액은 기존 공진단 환과 동일성분, 동일 함량으로 효과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복용의 불편함을 극복한 제품이다. 단발 복용에도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게 정 사장의 설명이다.
익수제약은 지난 10년간 공진단 액제화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 같은 고집스러움은 약사이기도 한 정 사장이 약국시장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과 맥을 같이 한다.
"공진단하면 그 효과에 대해서는 다 인정한다. 그런데 젊은 사람들은 환제를 싫어한다. 어르신들만 복용하는 제품은 시장 성장 가능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시장 창출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익수제약은 약국 300곳을 대상으로 공진단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환제 복용 불편함 때문에
50대 미만의 복용 비율이 매우 낮았다는 사실은 역으로 이를 극복할 제품의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다.
정 사장은 "현탁액은 기존 환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의 대체 약물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약국 시장 창출 품목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그는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는 청장년층과 수험생 등이 새로운 고객층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공진단 매출은 50억 정도다. 생산실적면에서 마켓세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현탁액 60억원, 환제 60억원 등 12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공진단 제품은 직거래만 고집하고 있다. 현재 약국 4000곳이 직거래하고 있다.
그는 "별도의 영업조직을 갖추고 OTC 성장시키는 게 쉽지 않아 쉽게 할 수 있는 도매유통도 고민했지만 우리 회사 밥 먹여 살리는 건 약국이라는 원칙과 우리 제품을 남에게 맡길 수 없다는 생각에 직거래를 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정 사장은 공진단류의 의약품 6종을 개발 중이라고 귀띔했다. 후속 제품 개발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도다.
그는 "건기식 떠난 그 빈자리를 익수제약이 채우고 싶다"며 "약국에서만 팔 수 있는 고급 한방 의약품을 제공하는 게 우리 회사의 의무"라고 다짐했다.